[강미유의 ailleurs] 진짜 같은 스포츠 영화는 없다

강미유 기자 / 기사승인 : 2023-11-13 10: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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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분의 일초 |100분 | 감독: 김성환 |배급: 더쿱디스트리뷰션

  영화 '만분의 일초'
※스포일러를 포함하지 않았음.

 

[칼럼니스트 강미유] 스포츠 만화를 좋아한다. 배구는 <하이큐>로, 야구는 <크게 휘두르며>를 통해 더 풍성하게 즐길 수 있게 됐다. 실제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는 것도 좋아한다. 이 둘 사이에 우열은 없다. 그런데 스포츠를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면 경기 장면에 몰입하는 게 쉽지 않다.

 

오는 15일 개봉하는 영화 <만분의 일초>는 흐트러지지 않는 정신을 추구하는 검도를 소재로 하고 있다. 어렸을 때 1년 동안 검도를 한 적이 있다는 김성환 감독은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어떠한 일을 이성도 감정도 개입되기 어려울 정도로 짧은 찰나의 시간인 ‘만 분의 일초’라면 용서가 가능한 기회가 스칠 수 있지 않을까” 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시작된 <만분의 일초>는 검도 선수 재우(주종혁)가 국가대표 최종 선발 훈련에 참여한다. 3주 동안 합숙하면서 토너먼트 경기로 우열을 가린다. 태수(문진승)는 참가자 가운데 실력이 가장 뛰어나다. 그는 재우 형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 재우는 태수를 용서하지 못하지만, 태수 또한 재우를 상대하면서 상념이 없을까? 영화는 이들의 갈등을 대사로 전하기보다 검도를 겨루는 동작과 기합 소리 등을 통해 표현하고자 한다.

 

  영화 '만분의 일초'

검도는 얼음같이 조용하다가도 어느 한순간 비명에 가까운 기합과 함께 천지사방에 파열음이 퍼지고, 불꽃이 튄다. 이러한 검도 연출을 생생하게 하기 위해 드라마 <오징어 게임> 정성호 무술감독이 합류했다. 실제 검도 유단자인 그는 모든 배우와 함께 용인대학교 검도학과 훈련장에서 3개월의 훈련을 가졌다. 짧은 준비 기간이었지만 검도의 기본기 익히는 걸 시작으로 실제 선수들처럼 일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 발바닥이 까지고, 물집이 터진 손이 아물고, 다시 물집이 터지고 굳은살이 박이고 손톱이 새파랗게 물들도록 많은 훈련량을 소화했다.

 

김성환 감독은 “국가대표 선수 간 시합 수준에선 흡사 귀신이나 야생 동물들이 싸우는 듯한 정도이기에 처음 보는 사람들에겐 어안이 벙벙해질 정도”라며 “배우가 실제 선수들의 그것을 재현할 수 없음을 감안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배우들이 검도복을 입은 채 가만히 서 있을 때도, 크고 작은 훈련을 하는 장면이나 호구를 착용할 때에도 검도인스러운 아우라가 느껴져여만 했기에 배우들과 비슷한 체격과 목소리를 가진 선수들을 캐스팅해 1대 1로 매칭시킨 후 선수들만의 습관과 리듬, 각종 노하우를 전수해줬다”고 설명했다.

  영화 '만분의 일초'
  영화 '만분의 일초'
  영화 '만분의 일초'
| 삶은 다른 곳에 있다. 때때로 예술영화, 독립영화, 다큐영화 등 다양성 영화를 만나러 극장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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