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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클럽제로' |
예시카 하우스너 감독은 1980년대 가톨릭 여학교에서 당시 친구 사이에 퍼져 있던 절식에 대한 기묘한 믿음과 그것을 따르지 않는 한 소녀에 대한 비밀스러운 존경심을 떠올리며 영화 <클럽 제로>의 각본을 썼다.
‘스텝 1. 깊게 심호흡하고 눈앞의 음식에만 집중해 보세요
스텝 2. 한 번에 한 가지 종류의 음식만 먹어보세요
스텝 3. 음식을 먹지 않으면 죽는다는 잘못된 생각을 버리세요
모든 단계를 통과한 여러분을 이제 <클럽 제로>의 회원으로 임명합니다!’
새로운 영양교사로 ‘미스 노백(미아 와시코브시카)’의 지침이다. 부모들은 학생들의 영양섭취 개선을 원해 그를 특별 초빙했다. 미스 노백은 환경 보호에 기여하면서 체력을 향상시키고 자제력도 기를 수 있다는 ‘의식적 식사법’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며 신뢰를 얻는다. 이어 아이들의 맹목적인 믿음을 바탕으로 점점 더 극단적이고 위험한 식사법을 가르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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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클럽제로' |
하우스너 감독은 “미스 노백은 스스로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믿고 있으며 자신의 가르침이 실제로 아이들을 돕고 있다고 굳건하게 믿고 있는 인물”이라고 말한다.
때문에 “한 개인이 얼마나 자기만의 세계, 자기만의 생각, 자기만의 이데올로기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지 <클럽 제로>에서 보여주고 싶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믿는 것이 팩트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이 틀렸다고 설득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서 나는 미친듯이 무언가를 믿는 사람의 입장이 돼 보고 싶었다”고 제작 의도를 설명했다.
<클럽 제로>는 또한 학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들을 돌보지 않고 학교와 교사에게 전적으로 맡겼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영화 속에서 교장 미스 도셋은 “부모들은 아이들을 위한 시간이 없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관심과 애정을 주는 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우스너 감독은 “저에게 가장 큰 영감을 준 것은 결말에서 아이들이 모두 죽고 마는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동화였다”며 “그날 아팠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없었던 한 명을 제외한 모든 아이들이 죽고 마는데, 저의 기숙학교 시절에 모두가 절식을 하는데 이를 개의치 않고 홀로 달걀 샌드위치를 먹던 친구에게 품었던 존경을 연상케 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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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클럽제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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