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유의 ailleurs]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이야기

강미유 기자 / 기사승인 : 2024-03-20 12:16:44
  • -
  • +
  • 인쇄
조용한 이주 |103분 |제작 감독 대본: 말레나 최 |배급: 필름다빈

  영화 '조용한 이주'
[칼럼니스트 강미유] “덴마크에 입약된 우리는 다른 이민자보다 더 많은 특혜를 받는다. 우리는 더 보호받기도 하지만, 더 취약하기도 하다. 갓난아기이거나 아주 어린 나이에 홀로 해외로 왔기 때문이다. 이것이 해외입양을 ‘조용한 이주’라고 부르는 이유다.”20일 개봉한 영화 <조용한 이주>를 직접 제작하고 연출한 말레나 최 감독의 말이다. 그는 지난 세월 동안 수많은 입양아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의 공통점은 가족관계 형성을 위한 부인하기 어려운 과제가 있고, 새로운 가족과 완전히 융화되기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혹자는 그들이 입양된 가정에서 다른 가족들과 동등한 위치에 있는지 의심하기도 했다.

 

말레나 최 감독은 “우리는 입양되어 살아가는 우리 삶에 대해 침묵해왔다”며 “우리를 돌보는 양부모에게 상처를 줄 수는 없기에 우리는 다수의 덴마크 백인 가족속에 숨은 소수로 살아간다”고 말했다,

 

  영화 '조용한 이주'

<조용한 이주>의 주인공 열아홉 살 칼(코르넬리우스 클라우센)은 덴마크 시골에서 양부모 한스(비아르네 헨릭센)와 카렌(보딜 예르겐센)와 함께 조용한 삶을 살고 있다. 양부모는 그가 언젠가 가족 농장을 물려받아 가업을 잇기를 바란다. 그러나 칼은 자신의 집과 더불어 자신이 태어난 나라, 한국이라는 두 세계 모두에 끌리기 시작하고,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은 빠르게 다가온다.

 

영화 속 모든 등장인물은 최 감독의 경험을 바탕으로 창조했다. 그 역시 한국에서 태어나 덴마크로 입양되어 자랐고 2005년에 덴마크 국립영화학교를 졸업했다. 2006년 졸업작 단편 영화 <인샬라>는 핫독스페스티벌에서 명예 언급을 받았으고, 2018년 첫 장편 영화 <회귀>는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서 주목 받았다.

 

말레나 최 감독은 “가족, 친족, 공동체, 또는 문화에 속하는 ‘소속감’은 우리 모두가 부인할 수 없는 보편적인 욕구다”며 “나는 칼을 직접적으로 바라보기보다 칼의 세계와 그가 무엇을 보는지에 관심있다. 나는 덴마크에 어울리지 않은 외모를 가진 칼을 낯선 대상으로 보기보단, 그가 어떻게 세계를 바라보는지를 묘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조용한 이주'

|삶은 다른 곳에 있다. 때때로 예술영화, 독립영화, 다큐영화 등 다양성 영화를 만나러 극장에 간다. 
 

[저작권자ⓒ 뉴스밸런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