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유의 ailleurs] 라이벌이 된 아버지와 아들…또 한 편의 ‘마에스트로’

강미유 기자 / 기사승인 : 2023-08-04 11: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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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에스트로 |88분 |감독: 브뤼노 시슈 |배급: 티캐스트
/영화 ‘마에스트로’

[칼럼니스트 강미유] 최근 음악영화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가 관객 3만명을 돌파하며 호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지휘자 소재 영화 ‘마에스트로’가 오는 9일 개봉한다. 2022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음악영화 ‘코다’를 제작한 필립 루슬레 사단의 작품이어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필립 루슬레는 프랑스 영화 ‘미라클 벨리에’를 ‘코다’를 리메이크한 것처럼 이번 ‘마에스트로’는 ‘풋노트’를 리메이크했다. 원작은 제64회 칸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이자 제84회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작이다.

 

설정이 흥미롭다.

 

권위 있는 ‘빅투아르’ 음악상을 수상하며 차세대 거장으로 자리매김한 지휘자 드니 뒤마르(이반 아탈) 그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다름 아닌 같은 지휘자이자 음악계 거장인 아버지 프랑수아 뒤마르(피에르 아르디티)다.

 

아버지 프랑수아는 존경받는 최고 지휘자지만, 언젠가 정상의 위치에서 밀려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과 함께 같은 분야에서 승승장구하는 아들 드니에게 묘한 경쟁심을 느끼고 있다.

 

그러던 중 프랑수아는 평생을 소망하던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 지휘자 자리를 제안하는 전화를 받고 뛸 듯이 기뻐한다. 하지만 아들 드니는 자신에게 와야 할 제안이 아버지에게 잘못 전달됐음을 알게 되고 인생 최대의 고민에 빠진다.

 

/영화 ‘마에스트로’

브뤼노 시슈 감독은 “필립 루슬레가 부자가 주인공인 ‘풋노트’ 리메이크를 나에게 제안했고, 영화를 봤는데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의 마음과 다르게 대립하는 관계, 아들이 아버지를 넘어서야 하는 상황이라는 주제가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원작 주인공은 율법을 공부하는 학자인데 각색하면서 직업은 바꾸기로 결심했다”며 “처음엔 의사인 내 아버지와 형을 모델로 고민하다가 남편과 사위가 둘 다 지휘자인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리메이크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지휘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만큼 음악과 지휘 연기를 주목할 만하다. 영화음악은 프랑스 음악가인 플로렌시아 디 콘실리오가 음악 감독을 맡았다.

 

시슈 감독은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지휘자 오자와 세이지의 대담집 <오자와 세이지 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영화에 등장하는 라 스칼라의 야유에 대한 일화도 이 책에서 알게 된 내용”이라고 밝혔다.

 

 

/영화 ‘마에스트로’

영화에서 베토벤 교향곡 9번은 아들 드니의 수상 소식에 복잡한 감정을 느끼는 프랑수아를 잘 나타낸다. 그런가 하면 잘못 걸려 온 전화 때문에 고민하는 드니를 표현한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 등으로 캐릭터의 감정을 전한다.

 

부자의 지휘 연기는 촬영장에서 지휘자 니콜라 기로가 현장 코칭을 했다.

 

또 이반 아탈은 지휘 연기를 위해 프랑스의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프레데릭 샤슬랭에 기본적인 지휘 원칙을 교육받았다. 지휘 영상도 수도 없이 봤다. 피에르 아르디티는 앞서 1980년대 초반 연극 무대에서 요한 슈트라우스 부자를 연기한 적이 있는데 그때 바이올린 연주와 지휘를 배웠다.

 

이반 아탈은 “지휘자는 연주자보다 반드시 타이밍이 빨라야 해서 이를 의식했고, 같은 곡이라도 지휘자 동작은 매번 달라지기 때문에 정해진 동작 없이 어떻게 지휘할 것인가에 대해 집중했다”며 “프랑수아와 드니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지휘하는데, 서로의 방식에 대해 연구하고 논의하면서 합을 맞춰가는 과정 자체가 너무 즐거웠다”고 말했다.

 

 

 ▶다음은 영화 ‘마에스트로’ OST 클래식 음악 리스트다.

△간주곡 7번 A 단조, Op. 76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5번 A 장조, K. 219 –모차르트 △교향곡 9번 D 단조, Op. 125 –베토벤 △세레나데 –슈베르트 △보칼리제 14번, Op. 34 –라흐마니노프 △‘피가로의 결혼’ 서곡, K. 492 –모차르트 △어머니가 가르쳐 주신 노래 –드보르작 △주님을 찬양하라 –모차르트 △아베 마리아 -카치니 & 바빌로프


 

| 삶은 다른 곳에 있다. 때때로 예술영화, 독립영화, 다큐영화 등 다양성 영화를 만나러 극장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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