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유의 ailleurs] 어떤 앨범 커버를 기억하나요?

강미유 기자 / 기사승인 : 2024-04-30 11:3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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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노시스: LP 커버의 전설(Squaring the Circle-The Story of Hipgnosis) |101분 |감독: 안톤 코르빈 | 수입·배급: 티캐스트

  영화 '힙노시스: LP 커버의 전설'
[칼럼니스트 강미유] 뉴진스가 새로 공개한 ‘버블 검’ 뮤직비디오를 보며 설렌다. 이 곡을 포함한 뉴진스의 새 앨범 ‘하우 스위트’ 발매일은 5월 24일로 예정돼 있다.

 

이처럼 우리는 앨범 보다 뮤직비디오로 새 노래의 콘셉트와 이미지를 먼저 만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LP 혹은 CD의 커버 재킷으로 새 앨범의 그것을 만나던 시절이 있었다. 오는 5월 1일 개봉하는 <힙노시스: LP 커버의 전설>는 바로 그러한 음악 다큐멘터리다.

 

힙노시스는 오브리 파월과 스톰 소거슨이 1968년 창립한 디자인 스튜디오로 핑크 플로이드, 레드 제플린, 폴 매카트니, 피터 가브리엘, 10cc 등과 함께 세기의 명반을 탄생시킨 주역이다. 힙노시스가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앨범 표지는 무조건 뮤지션 얼굴을 전면에 내세우곤 했다. 이러한 틀을 깨고 개성 있고 독창적인 발상으로 앨범 커버를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영화를 연출한 안톤 코르빈 감독은 그 자신 역시 영국 음악 잡지 NME의 사진작가로 U2, 디페시 모드, 본 조비, 브루스 스프링스틴, 밥 딜런, 비요크, 엘비스 코스텔로, 메탈리카 등 앨범 커버를 촬영한 바 있다. 또한 콜드플레이, 너바나, 트래비스, 레드 핫 칠리 페퍼스 등의 뮤직비디오를 만들었고, 극영화 <컨트롤>(2007), <아메리칸>(2010), <모스트 원티드 맨>(2014), <라이프>(2015) 등도 연출했다. 때문에 힙노시스 다큐 제작의 적임자로 일찌감치 손꼽혔다.

 

힙노시스를 모르는 이들이 많겠지만 오아시스의 노엘 갤러거의 말이 가장 인상적이다. “힙노시스는 음악 산업의 황금기를 상징한다. 음악이 예술로 인정받았고, 음악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던 시대였다.”

 

 

그들의 이야기는 1964년 영국 캠브리지. 마약 파티에 경찰이 급습한 난리통 속에서 두 젊은이 오브리 파월과 스톰 소거슨이 처음 만나며 시작한다. 그후 1968년 오브리 파월과 스톰 소거슨은 앨범 커버 디자인 스튜디오 힙노시스를 설립했고, 핑크 플로이드의 ‘더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The Dark Side Of The Moon)’와 ‘위시 유 워 히어(Wish You Were Here)’가 대표작이다. 전작은 프리즘이 투과하는 이미지를, 후자를 두 사람이 악수를 하는데 한쪽이 불타오르고 있는 모습을 각각 연출했다.

 

스톰 소거슨은 매우 영리했고, 유머 감각이 넘쳤으며, 무례하기 짝이 없었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샘솟는 사람이었다. 오브리 파월은 ‘힙노시스’가 디자인한 가장 유명한 앨범 커버들의 사진을 찍은 탁월한 사진작가였으며, 스톰 때문에 기분이 상한 사람들을 다독이는 역할을 하며 그들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안톤 코르빈 감독은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내는 동안 나는 음악에 미쳐 있었고 음악과 관련된 모든 것을 파고들었는데 특히 앨범 커버에 관심이 많았다”며 “앨범 커버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에 그 시절 내가 사랑했던 것들을 다시 되돌아볼 수 있게 해준 이 영화를 만드는 것이 무척 즐거웠다”고 말했다.

 

  영화 '힙노시스: LP 커버의 전설'

|삶은 다른 곳에 있다. 때때로 예술영화, 독립영화, 다큐영화 등 다양성 영화를 만나러 극장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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