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메넨데즈 美상원 외교위원장, 부패 혐의로 기소돼

김성호 기자 / 기사승인 : 2023-09-23 14: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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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위원장 사임 발표…당내에선 상원의원 사퇴 요구도 잇따라
뉴욕 연방검찰, 메넨데즈 자택서 현금·금괴 등 압수
  ▲사진 = 밥 메넨데즈 미국 상원의원 트위터 캡처
[뉴스밸런스 = 김성호 기자] 미국 상원의 밥 메넨데즈 외교위원회 위원장(민주)이 해외 사업과 관련, 뇌물을 받고 연방 검찰의 기소에 영향을 미치려고 시도한 혐의 등으로 뉴욕 남부 지방법원에서 연방 대배심원단에 의해 기소되었다.


멘엔데즈의 혐의는 뇌물 공모, 공공업무 부정행위 공모, 공무집행권을 악용한 공모 등 모두 세 가지이다.

메넨데즈는 기소 결정 직후, 2008년부터 위원으로 활동해온 상원 외교위원회의 위원장을 사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민주당 일각에서부터 위원장뿐 아니라 상원의원 직을 사퇴하라는 요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의 뉴스멕스 등 언론들에 따르면 연방 검찰은 메넨데즈가 오래 동안 자신의 선거 등에 기부해 온 동료 조세 우리베의 기소를 방해하려 했으며, 사실상 이집트의 미등록 해외 로비스트로 활동했다고 밝혔다.

메넨데즈와 부인 나디네는 우리베와 이집트 정부를 위해 노력한 대가로 현금과 금 막대, 고급 차량을 받았다. 이집트에 대한 군사 지원을 보장하기 위한 계획은 메넨데즈의 부인과 이집트-미국 이중국적 사업가인 와엘 하나를 통해 진행되었다.

연방 요원들은 2022년 6월 메넨데즈의 선거구인 뉴저지 주 자택에서 뇌물로 받은 현금 약 48만 달러와 금 막대, 메르세데스 벤츠 자동차 등을 압수했다. 현금 대부분은 메넨데즈 부부의 옷 속에 숨겨져 있었다.

그 중에는 ‘상원의원 메넨데즈’라는 이름이 앞에 새겨진 옷도 여러 벌 포함되어 있었다. 메넨데즈가 이집트에서의 여행에서 돌아온 후 "1Kg 금 가치는 얼마인가"라고 구글 검색한 내용도 기소장에 나와 있다.

멘엔데즈의 기소 내용 가운데 가장 심각한 사안은 그가 이집트 정부와 군대를 대신하여 취한 행동들이다. 멘엔데즈는 상원 외교위원장의 지위를 통해 카이로의 미국 대사관 직원들에 대한 민감한 정보를 입수하고, 이 정보를 이집트 정부 관계자들에게 전달했다.

멘엔데즈는 이집트에 대한 군사 장비 판매와 자금 지원 승인을 확보한 후, 부인 나딘을 통해 사업가 하나에게 연락했으며 하나는 이를 이집트 정부에 통보했다. 이집트 정부 관리는 하나의 문자에 “좋아요”라는 이모티콘으로 응답했다.

70세인 메넨데즈는 20세에 정치에 입문한 변호사이다. 그는 뉴저지 주 상원의원과 연방 하원의원 등을 거친 3선 상원의원이다. 그는 2013년에도 뇌물혐의로 기소되었으나 재판장은 “배심원들이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무능 때문”이라는 애매한 이유를 들어 ‘미결정 심리’를 선언했다. 메넨데즈는 현직에 있으면서 두 번째 기소되는 첫 번째 상원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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