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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규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특임교수 |
조지 워싱턴 대통령을 미국인들은 ‘국부’라 부른다. 천신만고 끝에 혁명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나라의 기틀을 세웠기 때문. 전쟁 후 그는 농부의 삶으로 돌아가려 했다. 마지못해 대통령직을 맡았다. 그러나 이 ‘건국의 아버지’도 1789~1798년 대통령 재임 때 언론의 무차별 공격을 받았다. 인격마저 말살당했다.
“만약 한 나라가 한 사람에 의해 타락했다면 그것은 미국이 워싱턴에 의해 타락한 것이다. 만약 한 나라가 한 사람에 사기를 당했다면 미국은 워싱턴에 사기를 당했다.”
언론들은 워싱턴이 공화국에서 ‘왕’ 노릇을 한다고 비판했다. 명색의 ‘국부’를 향한 비난은 저주에 가까웠다.
■ 한쪽만 편드는 ‘당파 언론’의 시작
240년 전 정치와 언론 환경은 오늘날과 다르지 않았다. 지금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좌우 대결이라면 당시는 지방분권 공화주의자와 중앙정부 연방주의자 대결. 극단의 당파주의가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사람들은 정치 이득을 얻으려고 정보를 조작했고 언론은 두 당파의 선전대원에 지나지 않았다. 공화주의 국무부과 연방주의 재무부로부터 각각 재정지원을 받는 두 패로 나뉘어 언론은 서로 격렬하게 싸웠다. 사실 확인 등의 취재는 하지 않았다. 오로지 당파를 대변하는 주장만 했다. 그 소용돌이 속에 워싱턴은 참으로 견디기 어려운 수모를 겪어야 했다.
1793년 워싱턴은 친구에게 쓴 편지에서 “(신문들의) 악의의 화살은 내가 표적으로 서 있는 동안 계속해서 조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100년을 미국 역사가들은 ‘언론의 암흑시대’라 부른다. 하지만 그 암흑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미국 언론을 짙게 억누르고 있다.
세계는 한 치 양보도 없는 좌우 정치이념의 대결장. 건국 시대부터 정파를 위해 살아온 미국언론도 좌우 이념의 포로가 되었다.
미국언론이 공정성·객관성을 가졌다고 믿으면 착각이고 오산이다. 세계 언론을 지배하는 미국언론은 좌파가 우파를 일방 압도하고 있다. 좌파 편중 정파성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각종 연구소 등의 조사가 입증한다. 1964년 대선에서 언론인들의 94%가 민주당 린든 존슨을 찍었다. 6%만이 공화당 배리 골드워터에 투표했다. 52년 뒤 2016년 대선 때 기자들의 후원금 96%가 힐러리 클린턴에 몰렸다. 4%만이 도널드 트럼프에게 갔다.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 LA 타임즈, 보스턴 글로브, CNN, NBC, ABC, CBS, MSNBC, PBS와 NPR(세금 지원 공영방송), AP, 뉴스위크 등. 거기에다 영국의 BBC와 가디언 등.
이들의 보도는 좌파 시각에서 출발한다. 그들의 이념을 위해 언제든지, 얼마든지 가짜 뉴스를 만들고 과장·왜곡 보도를 서슴지 않는다. 검은 정부(Deep State)로부터 정보를 흘려 받아 사실과 여론을 호도한다. 좌파 민주당 정부와 그 세력들의 선전원들이다.
샤릴 애트키슨은 CNN, CBS 등에서 기자와 앵커를 했던 40년 경력의 탐사보도 전문 언론인. 태권도 5단. 그녀는 2월에 쓴 기사에서 “미국 언론은 항상 명백하게 좌파로 기울어 있었지만 트럼프 시대에는 그들의 가면이 진정으로 벗겨졌다. 대부분의 언론인들은 이제 더 이상 공정하다는 척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아예 대놓고 민주당 당원처럼 행동한다”고 적었다.
애트키슨은 트럼프가 2016년 대통령 후보 경선을 선언한 이후부터, 언론은 그를 미국 역사상 유례없이 가혹하게 다뤘다고 비판했다. 그녀는 트럼프에 대한 가짜뉴스와 과장·왜곡 보도 가운데 일부를 적시했다. 그 중에서도 일부만을 요약·소개한다.
■ 트럼프에 대한 가짜뉴스와 오보
1) 2018년 ‘NBC’는 트럼프가 크리스마스 때 백악관에 머무름에 따라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성탄 연휴 동안 군인들을 찾아가지 않은 대통령이 되었다고 공격했다. 이 뉴스는 전 세계로 퍼졌다. 오보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는 크리스마스 날 비밀리에 백악관을 떠나 이라크 미군 기지를 방문했다.
2) ‘뉴스위크’는 트럼프가 추수감사절 연휴 때 사저인 플로리다 마-아-라고에서 골프를 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작한 가짜기사. 트럼프는 추수감사절 날 아프가니스탄으로 떠났다. 군인들과 함께 명절을 보내기 위해서였다. 그는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모두에 전투 지역 군인들을 방문한 역사상 첫 대통령이 되었다. 하지만 어떤 좌파언론도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3) ‘CNN’은 전설의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의 딸 낸시가 트럼프 취임식에서 아버지 노래가 연주된 것에 “기뻐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낸시는 “사실이 아니다. 나는 그런 말 한 적 없다. 왜 거짓말 하는 거죠, CNN?”라고 반박했다.
4) ‘타임’은 트럼프가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흉상을 치워버렸다고 보도했다. 가짜보도로 밝혀졌다.
5) CNN은 트럼프의 발언을 편집하여 그가 일본이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조작 기사. 연설에서 트럼프는 “일본은 오랫동안 우리나라에 일자리를 창출해 왔다. 여러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정말 일을 잘해 왔다”고 말했다.
CNN은 트럼프가 일본 궁전에서 성급하게 물고기 먹이를 연못에 던지는 것처럼 보이도록 영상을 편집했다. 조작 기사. 실제로 그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보고 그대로 따라했다.
6) BBC와 가디언 등 영국언론들은 트럼프가 통역 헤드폰도 끼지 않은 채, 이탈리아 총리의 연설을 들으려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그는 귀속에 꼽는 통역기로 연설을 듣고 있었다.
7) 뉴욕 타임스, AP, CNN 등은 트럼프가 불법 이민자들과 관련, “이들은 사람이 아니에요. 동물들이에요”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오보. 이들은 그가 살인을 일삼는 MS-13 범죄 조직의 구성원을 지칭한 것이라고 정정했다.
8) MSNBC는 트럼프가 적십자의 불법 이민자 아이들 방문을 금지했다고 주장했다. 오보.
적십자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MSNBC는 또 트럼프가 “라틴계를 멸종시키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역시 오보. 나중에 이를 바로잡고 사과했다.
9)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중국 은행에서 빌린 수억 달러의 상환 만기가 다가오고 있으며 트럼프는 코로나바이러스 문제와 관련, 중국과 거래를 했다고 보도했다. 가짜뉴스. MSNBC는 트럼프가 러시아인 공동 보증인과 대출을 받았다고 거짓 보도했다.
10) Slate.com은 블라디미르 푸틴이 소유하고 있는 러시아 은행의 서버가 뉴욕 트럼프 타워와 불법으로 통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푸틴의 간첩”이라는 거짓 보도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었다. 가짜뉴스. 2016년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선거본부는 대학 연구원 등을 동원해 통신 기록을 조작한 사실이 특검 수사 결과 밝혀졌다.
11) 뉴욕 타임스, CNN, MSNBC 등 대부분의 주류언론들은 2020년 대선을 앞두고 터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 헌터의 랩탑 사건은 “러시아 공작이며 랩탑도 러시아가 조작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가짜 뉴스. 랩탑은 술에 취한 헌터가 수리점에 맡겼으나 찾아가지 않자 주인이 FBI에 신고를 한 것. 랩탑에는 헌터가 부통령 아버지를 이용해 중국, 우크라이나 등의 기업들로부터 돈을 받은 내용과 마약을 하는 영상 등이 담겨있었다. FBI는 물론 헌터의 탈세 재판에서도 헌터 것임이 확인되었다.
12) 여러 매체가 트럼프가 이라크에서 ISIS 지도자를 잡는 미국의 습격 중에 골프를 쳤으며 트럼프의 백악관 사진은 연출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가짜뉴스. 트럼프는 백악관에 있었음이 확인되었다.
13)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트럼프 대선 캠페인 티셔츠에 그려진 독수리를 나치 독수리와 연결 지었다. 트럼프를 히틀러라고 비난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나중에 “그 독수리는 오랜 미국 상징”이라고 인정했다.
애트키슨이 다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엉터리 기사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얼마나 상상력이 뛰어나면 이런 거짓을 만들 수 있을까, 이처럼 “마구 보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짜뉴스, 오보가 많다. 과장·왜곡 보도는 점잖은 편에 속한다.
에트키슨 기사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가장 최근 예.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트럼프 일가는 가족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 트럼프 부인 멜라니아가 없었다. 모든 좌파매체들이 “드디어 두 사람 이혼” 등을 단정 보도했다. 며칠 뒤 트럼프는 멜라니아가 투병 중인 어머니를 간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4년 1월9일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다. 무자비한 오보였다.
미국 언론을 제대로 봐야 한다.
[손태규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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