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유의 ailleurs] 다시 한번 행복감에 도취되다

강미유 기자 / 기사승인 : 2024-03-29 16:57:51
  • -
  • +
  • 인쇄
키메라 |131분 |감독: 알리체 로르바케르 |수입·배급: 엠엔엠인터내셔널

 영화 '키메라'
[칼럼니스트 강미유] “키메라(키마이라)는 인간이 아니라 신이 낳았다. 앞은 사자이고 뒤는 뱀, 몸통은 염소인데 입에서는 활활 타오르는 불길을 내뿜으며 사나운 기운을 토하고 있다.”

 

호메로스가 쓴 <일리아스>에 나오는 키메라에 대한 묘사다. 그리스로마신화 인물백과에 따르면 키메라는 티폰과 에키드나 사이에 태어난 괴물이다. 리키아 지역에서 가축을 잡아먹고 나라를 황폐하게 하자 페가소스와 벨레로폰이 나서 처치한다.

 

알리체 로르바케르 감독이 이 <키메라>를 제목으로 신작을 내놓았다. 영화의 주인공은 과거 고고학자를 꿈꿨으나 지금은 도굴꾼이 된 영국인 아서 아르투(조쉬 오코너)다. 시점은 1980년, 아르투는 옛 연인 베니아미나(일 비아넬로)와 추억을 찾아 이탈리아 마을을 찾아온다. 그에겐 땅속 유물을 감지하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도굴꾼과 함께 어울리던 중 어느날 키메라 여신 동상을 발견한다.

 

  영화 '키메라'
그리스로마신화의 유산이 남아 있는 이탈리아를 흔히 땅만 파면 유물이 나온다고 말한다. 이 역사 때문에 이탈리아를 찾는 여행자가 많아 조상 덕으로 먹고 산다고도 우스갯소리를 한다.

 

알리체 로르바케르 감독은 “내 주변 삶은 바쁘고 현대적인 낮과 신비롭고 비밀스러운 밤, 이 서로 다른 부분들로 이뤄져 있다”며 “흙 몇 cm만 파면 자갈 사이로 유물 조각이 드러나는 경험을 했고 한때 에트루리아 문명의 무덤이나 피난처, 성지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스러운 것과 불경한 것, 죽음과 삶의 근접성은 항상 나를 매료시켰다”며 “마침내 나는 이 다층적인 이야기, 두 세계 사이의 관계를 다룬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했고, 이 삼부작<더 원더스>, <행복한 라짜로>, <키메라>의 마지막 부분은 ‘과거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초점을 맞췄다”고 소개했다.

 

  영화 '키메라'

|삶은 다른 곳에 있다. 때때로 예술영화, 독립영화, 다큐영화 등 다양성 영화를 만나러 극장에 간다. 

[저작권자ⓒ 뉴스밸런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