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두 자녀 둔 30대 엄마…‘장기기증’으로 6명에 ‘새 삶’ 선물하고 떠났다

김성호 기자 / 기사승인 : 2024-11-01 13: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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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선근씨와 그의 가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뉴스밸런스 = 김성호 기자] 초등생 두 자녀를 둔 30대 여성이 장기기증을오 6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원장 이삼열)은 지난달 5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이근선(38)씨가 심장, 폐장, 간장, 좌·우 신장, 안구를 기증해 6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되어 떠났다고 1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달 1일 집에서 쓰러진 채 자녀에게 발견돼 급히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되었다. 가족 모두가 2006년도에 기증희망등록을 신청하며 생명나눔을 약속했기에, 그 뜻을 이뤄주고자 기증에 동의했다.

가족들은 9살, 10살인 자녀들에게 엄마가 하늘나라로 가서 볼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를 살리고 그 몸에 함께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었고, 이 씨가 한 줌 재로 떠나기보다는 누군가를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다른 이의 몸에서 생명을 이어가고 살아 숨 쉬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기증에 동의했다.

경기도 화성시에서 1남 1녀 중 장녀로 태어난 이씨는 웃음이 많고 밝아서 누구에게나 먼저 다가가는 긍정적 성격이었다. 젊어서 클래식 작곡과 피아노 강사 일을 했었고, 시간이 될 때면 미술관과 공연 관람을 즐기곤 했다.

특히, 이씨는 2014년 1월 뇌하수체 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뒤 2024년 4월에 완치 판정을 받은 터라 가족의 슬픔은 더욱 컸다. 남은 아이들에게 천사와 같은 엄마가 다른 생명을 살렸다는 것을, 언론을 통해 알고 자랑스러워했으면 하는 마음에 언론보도를 결심했다고 한다.

또한, 이씨가 병실에 누워있을 때 딸이 엄마를 보며 “엄마가 하늘나라로 가면 어떻게 하냐고 물었을 때, 엄마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천국으로 가지만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위대한 일을 한 거다”라고 답해줬다. 우는 아이들을 보니 마음이 아팠지만, 이별의 순간 가족들은 착한 일을 하고 가는 이씨를 생각하며 마음의 위로를 받았다.

이씨의 남편 김희수 씨는 “나의 하나뿐인 근선, 너무 사랑하고 보고 싶어. 너와 함께했던 모든 시간이 너무 행복했고, 다시 너를 만나러 갈 때까지 기다려주고 그때까지 애들과 행복하게 잘 지낼게. 사랑해”라며 하늘에 편지를 보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이자, 생명을 살린 영웅으로 기억될 수 있길 희망합니다. 생명나눔을 실천한 기증자와 유가족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삶의 끝에서 다른 생명을 살린 기증자의 따뜻한 사랑의 마음이 널리 퍼지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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