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유의 ailleurs] 줄리엣 비노쉬가 꼭 만들고 싶었던 그 영화

강미유 기자 / 기사승인 : 2024-01-29 10: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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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세계 사이에서 |103분 |감독: 엠마뉘엘 카레르 |수입/배급: 디오시네마

  영화 '두 세계 사이에서'

[칼럼니스트 강미유] “우리 이 영화 언제 해요?”

 

<두 세계 사이에서> 여주인공이기도 한 줄리엣 비노쉬는 몇 년 간 원작의 저자 플로랑스 오브나와 식사 자리를 마련했고, 이렇게 물어보곤 했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화에 관심을 보였지만 오브나가 원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플로랑스 오브나는 지난 2005년 이라크 저항세력에 피랍됐다가 157일 만에 석방된 것으로 더 유명하다.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에서 이라크, 르완다, 코소보, 알제리, 아프가니스탄 등 분쟁 지역을 오랫동안 취재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2009년 2월부터 7월까지 프랑스의 최하층 노동 현장에 파고들어 써낸 르포르타주가 원작 <위스트르앙 부두>다. 국내에도 출간됐으나 현재는 절판 상태다.

 

줄리엣 비노쉬의 끈질긴 구애 끝에 플로랑스는 소설가·시나리오 작가이자 영화감독인 엠마뉘엘 카레르를 직접 언급했고, 그렇게 영화 제작이 성사됐다.

 

  영화 '두 세계 사이에서'

영화는 원작과 다소 차이가 있다. 고유의 다큐멘터리적 면모가 강조된 생생한 일상을 담은 촬영 방식을 이어가면서도, 동시에 르포르타주와 달리 우정이란 요소에 주목한다.

 

작가 마리안(줄리엣 비노쉬)은 프랑스 남부 항구 도시 ‘캉’에서 최하층 노동 현장에 파고든다. 그곳에서 만난 용역 노동자 크리스텔(헬렌 랑베르)과 친밀해진다. 영화는 바로 이 두 사람 간에 형성될 수 있는 깊은 유대감과 그 우정이 견딜 수 있는 한계를 그려내고 있다.

 

엠마뉘엘 카레르 감독은 “플로랑스는 르포르타주 작업에 대해 어떤 윤리적인 안전장치를 가지고 있었고 자신의 글에 담는 인물에게 어디까지 가까이 다가가야 할지 한계를 알고 선을 잘 지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작은 플로랑스가 본 인물에 대해 묘사한 책이지 그녀가 느낀 양심의 가책에 대한 책은 아니다”며 “그런 점에서 영화 속 마리안은 좀 더 순진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 '두 세계 사이에서'

|삶은 다른 곳에 있다. 때때로 예술영화, 독립영화, 다큐영화 등 다양성 영화를 만나러 극장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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